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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웹소설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을 그려낸 - 삼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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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비극 삼풍참사를 담담히 그려내다

저는 일명 '범죄예능'이라 불리는 장르들을 좋아합니다. 예능이라기보다 교양, 다큐에 가깝긴 한데 좀더 부드럽게 풀어낸 프로그램들인 그것이 알고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알쓸범잡 같은 것들이요.

이 세 프로그램에 전부 등장했던 대한민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참사, 삼풍백화점 참사를 그려낸 웹툰이 있습니다. 카카오웹툰의 '삼풍'입니다.

삼풍은 문홍주 작가님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풍참사를 그려낸 웹툰입니다. 저는 90년대생이지만 삼풍참사에 관련된 기억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알게 된 이 비극은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읽어보곤 합니다.

삼풍백화점 참사는 정말 대한민국 현대사 비리가 총집합되어 터지게 된 비극이었습니다. 뇌물을 받고 부실한 건물 건축을 허가해 준 공무원들, 사람 목숨보다 돈이 중요했던 기업의 임원들, 그로 인해 희생된 소시민들과 비극이 끝나고도 제대로 갈무리되지 못한 마무리까지.

웹툰 삼풍은 그 비극적인 이야기를 네 명의 등장인물들 통해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신입 기자 은희와, 백화점에 아내와 딸이 갇혀버린 지운. 그리고 무너진 백화점 속에 갇혀버린 지운의 딸 지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소방관 찬종.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순간부터 발로 뛰며 이 비극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아보는 은희와 그저 아내를 찾으러 갔다가 피해자 대표까지 맡게 된 지운, 백화점에서 홀로 살아남은 지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고분분투하는 찬종. 네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며 그 날의 비극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야기해줍니다.

 

세월호와 겹쳤던 현대사의 비극

우연이었을까요. 아니 정확히는 그 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이 바뀌지 않았다는것이 맞을 겁니다. 삼풍 웹툰 시즌1이 끝나고 시즌2가 시작되기 전, 온 국민이 안타까워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는 소름끼치도록 삼풍의 참사와 닮아있었습니다. 낡은 배를 증축하여 무리하게 운행하고 살릴 수 있었음에도 피난시키지 않고 먼저 도망간 책임자들, 그렇게 희생된 사람들... 삼풍을 함께 읽던 사람들은 그 비극과 바뀌지 않은 현실에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마저 닮아 있었죠. 끝내 마무리되지 않은 그 날의 비극... 극중 은희의 대사처럼 우리는 끝나지 않은 삼풍의 비극에 갇혀 있으며, 우리나라는 거대한 삼풍백화점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삼풍의 마지막회, 이제 베테랑 기자가 된 은희는 대구 지하철참사 추모비 건립 관련 취재를 갔다가 봉변을 당합니다. 추모 공원을 세우고자 하는 유족들과 대립하는 사람들이 소화기를 뿌려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저 억울하게 떠난 이들을 기리고자 하는 비석 하나 세우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삼풍백화점도 처음엔 분명 추모공원을 건립하고 비석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어느새 말이 바뀌고 땅이 넘어가면서 그 자리에선 아파트가 세워졌습니다.

양재 시민의 숲. 사실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상당히 익숙한 곳입니다. 서울 코믹월드가 예전엔 양재 aT센터에서 자주 열렸었고 자연히 옆에 있는 시민의 숲에는 코스플레이어들이 북적거렸습니다.

그곳에 있는 여러 비석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 것이 코스어들끼리의 불문율이었는데요. 삼풍 극중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이곳이 마치 만화 속에서나 나올 어디에도 놓기 애매한 것들을 모아둔 창고 같다'라는 말입니다.

대한항공 858기 추모탑, 삼풍 추모비, 우면산 산사태 추모비까지. 대체 관계 없는 이 비극적인 사건들의 추모비를 왜 한군데에 몰아버린 것일까요.

정작 삼풍의 비극이 일어난 땅은 건설사에 넘겨져 주상복합이 세워졌는데 말이죠.수백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피. 그리고 그 가족들의 눈물이 깊게 배인 그 땅에서 살고 싶은지 묻고 싶습니다.

삼풍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읽으면서 간절히 바라던 그 원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결국 비극입니다. 그날의 비극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 생존자들, 유족들의 삶이 그러하듯이요. 끝내 국가는 그들을 위로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한 번씩 복기해 봅니다.

 

https://webtoon.kakao.com/content/삼풍/959

 

삼풍 | 카카오웹툰

1995년 6월 29일. 그들은 삼풍의 잔해 속에 묻혀 있었다.

webtoo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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